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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보석의

'보석의 나라'는 제가 최근에 본 가장 흥미로운 작품입니다만화책이 아니라 영화,드라마,소설,애니메이션을 모두 통틀어서요.우선 설정이 기발합니다."나이가 들어서인지 재미있는 건 많아도 아이디어가 새로운 작품을 만나기 쉽지 않아요." 거의 한 번은 본 적이 있고, 이후의 전개나 결말이 예상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그런데 '보석의 나라'는 처음 본 순간 '이건 진짜 새로운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대략적인 설정은 이렇습니다.분명치 않은 먼 미래 현재의 인류는 이미 멸종했고... 인간은 살과 뼈와 영혼으로 각각 분리되어 존재합니다.고기는 바닷속에 떠도는 유기물 덩어리로 변하고… 뼈는 쌓여 단단한 보석이 되어버렸어요.그리고 영혼은 달나라로 가서 달사람이 되었습니다지상에는 보석으로 된 육체를 지닌 소녀의 형상과 그들을 이끄는 의문의 인물 '금강'이 있습니다.달인들은 가끔씩 나타나 보석 모양의 존재를 기습하게 되죠.목적은 다시 하나가 되어 인간이 되기 위해서랍니다.대충 이렇게 시작하는데...이건 바로 초반 설정일 뿐이에요.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충격적인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고, 숨겨진 비밀들도 밝혀집니다.땅 위에 있는 보석 모양의 소녀들은 제각기 다른 보석으로 만들어졌는데, 그에 따라 개성도 달라요.각자 그들이 맡은 임무도 달라요.주인공 'POSPIRIT'은 저도 처음 들어보는 아주 희귀한 보석입니다다소 경도가 낮은 편이지만… 그래서 작중에서 주인공은 망가져 부서지는 일을 반복합니다.결과적으로 그녀의 몸은 여러 보석으로 대체되기도 하고 통합되기도 하죠.더 이상 이야기를 단순하게 설명하기도 복잡하기 때문에... 자칫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길게 말씀드리기는 어렵네요.한마디로 정말 재밌습니다.이 만화를 그린 작가 '이치카와 하루코'의 상상력에 존경심이 들 정도랍니다.어떻게 이런 설정과 스토리가 생각났는지 속이 상해요.손발이 잘리고, 머리가 잘리고, 몸통이 두 동강이 나고, 완전히 빛나는 가루가 돼서 망가질 수도 있어요.전반적으로 느릿느릿하게 진행되지만, 그래서 군데군데 등장하는 전투 장면들이 더 충격적으로 다가오죠.애니메이션도 제1시즌이 나왔는데 그것도 볼만했어요.덧붙여서 이 만화는 일본에서도 고퀄리티의 실험적인 작품이 많이 실리는 고단샤의 월간지 애프터눈에 연재되고 있지만...현재는 단행본 11권까지 나왔다가 멈춘 상태입니다.작가가 잠시 쉬면서 새로운 2부를 구상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제가 가끔 말하는데...일본이 여전히 만화왕국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아무리 상업주의가 횡행하고 뻔한 오타쿠 전용작품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드물게 이런 반짝이는 보석같은 만화가 나오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무엇보다도 역사가 오래되고 쌓아올린 토대가 넓기 때문에 이렇게 여러 세대가 앞서 나가는 특출한 작품들이 나오게 되지요.이런 작품은 대중적인 큰 인기를 얻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 후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을 자극하고 새로운 문화상품을 만들어내는 자양분이 될 수 있습니다.요즘엔 새로운 게 없다고 생각하는 저 같은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만화인데.. 특히 창작을 하시는 분이라면 꼭 찾아보아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해요.시대를 앞선 상상력이란 바로 이런 작품을 두고 하는 말이거든요.